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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발간 예정인 '복지국가 혁명'책자를 소개합니다
한국사회의 복지전문가들의 역작입니다
출판기념회 및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창립대회가
7월 4일 오후 7시 국민일보 빌딩 1층에서 열립니다.
많이 오세요..
책의 앞부분의 일부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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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혁명 종합 토론

1부 : 삶의 불안, 그 심각성

(이상구) 오늘 논의의 시작을 이태수 선생님께서 열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생활에서 느끼는 불안의 현황을 간단하게 소개를 하시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가를 논의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어떨까요?

(이태수) 요즘 국민들은 너도 나도 삶의 불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연초에 한 유력 일간신문에서 의식조사를 했는데 우리 국민들은 5대 걱정거리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주택 걱정, 일자리 걱정, 노후 걱정, 자식 교육 걱정, 그리고 북한핵 걱정, 이렇게 다섯 가지였습니다. 삶의 기본이 되는 주거, 취업, 노후, 그리고 교육 - 여기에는 자녀양육까지 포함된다고 보는데 - 등의 문제에서 일반 사람들이 심한 불안과 걱정을 안고 살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과제들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이런 문제는 의식조사가 아닌 객관적인 수치로도 나타납니다. 통계를 보면 도시근로자의 가계지출에서 교육과 주거, 이 두 가지에만 나가는 돈이 총소득의 30%가 넘는다고 합니다. 더구나 10년 전인 93년도에 비해 5%포인트 이상이 상승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기본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쓰는 소득지출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은 만약 일자리를 잃는 등의 위기적 상황이 온다면 곧장 기본생활이 유지되지 못하는, 즉 온 가족이 삶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상적 삶의 근본이 되는 주거와 교육, 노후, 의료 등의 문제를 ‘개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 즉 ‘시장’에서의 구매로 해결해야하는 상황이 바로 이 사회가 직면한 위기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구) 개발독재 시기였던 1970년대와 80년대에도 주거와 교육, 노후 등에서 일반 사람들이 걱정하긴 했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경제성장이 빨랐고 일자리 창출도 많았으며 실질 국민소득도 빨리 늘었으므로 당장은 힘들더라도 허리띠 졸라매고 열심히 일하면 조만간 아파트도 장만하고 애들 대학도 보내는 꿈이 있었습니다. 박정희에서 노태우에 이르는 군부정권이 내걸었던 구호처럼, 국민 소득 1천 달러를 넘고 1만 달러가 되면 나라도 선진국이 되고 서민들도 선진국 국민처럼 살 수 있다는 ‘희망’이란 것을 안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이성재) 또한 그 시절에는 모두가 비슷하게 가난하니까, 가난한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덜 했던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지금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누구는 몇 평짜리 아파트, 몇 단지에 살고 자가용이 어느 급”인지를 말하면서 계급이 갈라집니다.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고 “부자 아빠와 돈 없는 아빠”라는 차이와 차별을 어린 시절부터 일상적으로 경험하며 자랍니다. 그야말로 계급사회가 등장했습니다.

(이상구) 그래도 만약 이 ‘가난한 계급’이 ‘부자 계급’으로 상승할 ‘희망’이 있다면, 사람들은 크게 좌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의 경험으로 이제 사람들은 그런 희망이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노무현 정부가 국민 소득 2만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쳐도 대부분 사람들은 그것에서 별로 위안을 받지 않는 겁니다.

1990년대의 ‘민주화’ 시대와 동시에 도래한 ‘시장화’, ‘세계화’ 시대에 개개인들은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시장에서 구매’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집을 장만하려 해도 돈이 있어야 하고, 자식 교육을 위해서도 학원비와 높은 대학등록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심지어는 국민연금을 못믿으니 노후를 위해 따로 민간보험을 들어야 하고, 건강보험으로 부족하니 암보험, 상해보험에 들어야 합니다.

2007년 1사분기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이 370만원이라고 하지만, 집 장만, 자식교육, 노후연금, 각종 보험료 등에 지출되는 것을 뺀 가처분 소득만을 볼 경우, 한 달에 한 가족이 넉넉하게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될까요? 더구나 비정규직이니 명예퇴직이니 ‘사오정’이니 하는 일자리 불안을 생각할 때 그나마 그 알량한 350만원의 소득조차 앞날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의 가장 큰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윤종훈) 공인회계사인 저 역시 생활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할 직업을 가졌는데도 미래가 불안한 이유는 무슨 까닭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안정된 삶을 누리는 상류계층에 들어가지 못하면 언제든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은 느낌, 더구나 내 세대보다 내 자식 세대가 더 절망적일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몽상이 아니라 매우 현실적인 느낌이라고 생각됩니다.

전에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도 공부만 잘하면 출셋길이 열려있었는데 요즘은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10억 만들기, 13억 만들기 열풍과 같이 재테크로 성공해서 요행히도 안정된 상류계급으로 올라가지 않는 한 내 후손들도 계속적으로 불행의 나락에 빠질지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는 것입니다.

(배규식)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갑자기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과거에는 나름대로 가족이 도와주고 친구들이 도와줬지만 이제는 그런 공동체적 삶이 주는 안정성이 없어졌습니다. 1998년 이후 ‘시장원리’가 모든 삶의 영역에 관철됨에 따라 과거보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예측 가능성’이 없어져 심리적 안정감이 없어진 것입니다. 자기가 속한 기업이나 조직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데, 더구나 갑자기 병들거나 할 경우에도 대책 없이 어려움에 빠져야 하는 상황이 큰 부담인 것 같습니다.

(이상이) 선진국 수준으로 시장원리, 경쟁원리가 확산됨에 따라 삶 자체의 불확실성이 커졌는데도 선진국 수준의 복지국가가 삶의 안전망으로 제공되지 않으니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안감이 심화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태수) 그렇지요. 과거에는 경제성장 초기에 따른 일자리 팽창 효과와 연복지(緣福祉)라고 하는 혈연․지연․학연에 따른 유대망이 있어 개인의 삶에 대한 불안정성이 조금 덜 했었는데 이제는 전 지구적 차원의 세계화와 우리 사회 내부의 시장화 추세가 강해지는데도 복지제도는 그에 대응하여 발전하지 못한 괴리가 오늘날 우리 사회 전체에 드리워진 삶의 불안정의 근본 원인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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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