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로비의 현주소와 실태 및 발전방안
정창교(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
1. 대한민국에는 로비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로비, 로비스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인터넷에서 ‘로비스트’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두 가지가 나온다.
첫 번째는 9월에 방영 예정인 SBS '엔젤'에서 배우 장진영이 로비스트로 나온다는 것이다. 내용은 화려한 삶의 이면에 비정한 승부사의 모습을 지닌 채 살아가는 로비스트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로 국제정치, 무기 암거래, 권력 암투에 관한 로비가 성사 또는 좌절되는 과정들을 그린다. 여기에서 로비스트라는 직업은 화려하고 멋진 것이다.
두 번째는 제이유 수사, 정·관계 로비 실체 규명될까라는 기사이다.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제이유 그룹 측으로부터 부정한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와 관련해 구속되었다. 제이유 그룹은 2004년 국세청에서 천 3백여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했지만 재심사를 거치면서 세금 액수가 5백여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 과정에서 로비를 받고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이부영 전 의원, 서경석 목사 등의 관련 혐의가 새롭게 불거졌다.
여기에서 로비스트는 부패하고 음습한 것이다. 다시 말해 브로커이다.
로비스트에 대해 그 두 가지 중에서 우리국민이 많이 떠올리는 것은 부정적 의미의 로비스트, 브로커이다. 왜냐하면 잊어버릴 만 하면 터지는 비리사건에서 항상 ‘로비스트’라는 직업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바다이야기’ 파문을 둘러싸고 불법 로비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2. 로비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국민들이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l
작년 8월2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가운데 76.8%는 ‘로비활동’에 대해 ‘정치권과 결탁한 부정부패와 비리 등 부정적인 활동’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나 단체의 이익을 정책에 반영하는 긍정적 활동’이라는 긍정적 인식은 17.1%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로비활동 합법화에도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비활동 합법화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가운데 63.9%는 ‘반대’ 입장을 밝혔고, ‘찬성한다’는 응답은 30.6%에 그쳤다. 합법화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로비활동을 합법화할 경우 ‘연고주의 등으로 폐단이 커질 것’을 꼽았다.
3. 로비법에 대한 전문가 조사
로비관련법은 헌법상 보장되어 있는 “국민 청원권”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불법적으로 고비용을 지불하며 특권계층만 향유하던 음성적 로비를 양성화하여 정책결정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로비의 긍정적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법안통과와 사회투명성 제고 등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로비법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로비를 경험하는 국회보좌진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 조사에서는「로비스트등록 및 로비활동공개에 관한 법률안」의 필요여부에 대해 56%가 반드시 필요하다, 29%가 필요는 하나 좀더 검토가 필요하다 라고 답변하여 전체의 85%가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이 법안이 통과되어 로비스트에 대한 등록제가 실시되고, 활동의 보고·공개가 투명하게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의 부정부패 방지에 얼마나 기여할 것으로 보는가에 대해 응답자의 11%는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56%가 도움된다고 했다.
4. 로비 발전방안
이처럼 로비활동을 둘러싸고 일반국민과 전문가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사회의 투명성을 높혀야 한다. 제1회 투명사회협약 국제포럼(2006. 4. 11)에서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05년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CPI)는 5.0점(10점 만점)로 세계 159개국 중 40위에 불과하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 30개국 중 23위로 싱가포르(9.4점)·홍콩(8.3점)·일본(7.3점) 등에 비해서도 한참 아래인 실정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부패를 방지하고 투명사회를 나아가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끝으로 필자는 로비법의 순조로운 통과를 위해 법안의 명칭을 바꿀 것을 제안한다. 유럽에서는 로비스트라는 단어 대신 컨설턴트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법안을 ‘정책컨설턴트’법으로 바꾸면 좋지 않을까?
===============================================
대한민국 국회보 7월호에 실린 저의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