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 의원의 편지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현재의 경제상황을 전대미문의 위기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전대미문의 해법을 내놓고 있지 못합니다.

오늘 제가 받은 김효석 의원의 편지는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타협의 정치를 통해
전대미문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오마바 당선자가
금융위기 상황에서,
공화당의 미국, 민주당의 미국이 아니라
미국인의 미국을 위해
포용의 정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민주당의 대한민국
한나라당의 대한민국이 아니라
당파를 뛰어넘어..
국민을 위한 정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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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국, 한발씩 양보하자

지금은 여당, 야당 어느 쪽의 승리가
중요한 때가 아니다


추위가 닥치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IMF와 같은 실업의 공포에 떨고 있다.

자영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위기에 몰려 있다.

중소기업은 자금줄을 구하지 못해 하루 버티기가 힘들다.

모두가 춥다.

그러나 이 추위는 긴 터널의 초입에 불과하다. 더 큰 추위가 오고 있다.

우리는 과연 이런 시련을 돌파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문제를 푸는데 앞장서야 할 정치권은 사사건건 맞서 있다. 걱정스럽고 부끄럽다.

우리는 정말 바뀔 수 없는 것일까?

내년 예산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예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비상한 마음가짐과 자세가 필요한 시기지만 정치권은 예산안 심의에 앞서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조차 풀지 못한 채 시간만을 허비하고 있다.

o 정부와 한나라당의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 및 증여세의 대규모 감세안

o 위헌판결로 손질이 불가피한 종부세법

o 민주당이 내놓은 부가가치세 감세안

o 경기진작을 위해선 적자재정이 불가피하나 적자규모를 어느 정도까지 가져갈 것인가?

o 재정 투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

이런 문제들을 매듭짓지 않으면 예산안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이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아무리 늦어도 연말 전까지는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양 쪽이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왜 이러고 있는 것일까?

우리 정치인들이 입버릇처럼 외치는 ‘국민을 위한 정치’란 무엇일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이번 미국의 대선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오바마가 던진 메시지 중 마음에 크게 와 닿는 것은 하나는 ‘변화(change)’라는 구호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해 낼 수 있다(Yes, We can)'는 자신감이다. 앞으로 다가올 어떤 위기나 도전도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미 국민들에게 불어 넣어 준 것이다.

“미국은 지난 8년간 실패하지 않았다. 우리는 더 잘 해야 한다”(오바마)

정권이 바뀌었다고 곧바로 지난 정권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고 기존 질서와 정책을 전면 부정하는 우리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반대편에 있었던 인재들까지 끌어들이고 정적들과 만나는 포용의 정치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미국이 부럽다. 우리는 언제 이런 정치를 해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정말 바뀔 수 없는 것일까?

상대방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해보자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자. 우선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자. 그리고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경청하는데서 출발해 보자.

역사를 보는 시각부터 새롭게 하자. 해방 후 우리의 역사에는 부끄러운 면, 잘못된 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성공과 성취의 역사다.

지난 10년의 역사를 ‘잃어버린 10년’이 아닌 ‘민주화를 완성하고 복지국가의 토대를 쌓은 10년’으로, 과거 군사정권시대를 ‘암울했던 독재의 시대’가 아닌 ‘가난을 극복한 산업화와 도약의 시대’로 서로 인정하자.

세상을 어렵게 만들고 사회에 갈등을 만드는 사람은 자기주장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남의 얘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교조주의적이고 원리주의적인 사고방식이 문제다.

개인과 공동체, 시장과 정부, 성장과 분배,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한 것이 아니다. 시대 흐름에 따라 죽었다가 부활하고 부활했다가 다시 죽는다. 시대의 필요에 따라서 번갈아 가며 주역을 맡는다.

기존의 사상과 체계가 현실의 모순을 해석하고 해결책을 내는데 실패하면 새로운 사상과 체계가 등장하게 된다. 봉건제도가 경제발전을 가로막고 계층간 대립을 극한으로 몰고 갔을 때 시민혁명이 일어나서 로크의 민주정치체제와 아담 스미스의 자유방임경제를 탄생시켰다. 민주주의와 자유방임경제가 빈부격차를 확대시키고 대공황의 위기에 처하자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케인즈주의가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공산주의가 생산성 저하로 붕괴되고, 복지국가 역시 실업과 인플레로 어려움을 겪자 세계화, 규제완화, 민영화, 감세 등을 내세운 신자유주의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지금 시작되고 있는 미국의 금융위기는 다시 새로운 사고, 새로운 체계와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공동체와 정부보다는 개인과 시장을 중시하던 신자유주의가 한계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 인간의 무한한 탐욕에서 시발된 재앙은 금융질서를 파괴하고 전 세계를 불황의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비상시국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이런 흐름을 우리만 무시하고 비켜갈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대선 때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공약했고 이것으로 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선 때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그린스펀의 말처럼 백년에 한번 있을 전대미문의 경제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정책의 기조를 다시 점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정파적인 이해가 있을 수 없다.

정부여당의 감세안은 금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세수가 예상보다 너무 많이 들어와 국민들에게 돌려주자고 시작했던 일이 아닌가. 그러나 내년도 예산 은 이미 GDP 대비 2%가 넘는 적자예산이다. 또 앞으로 언제 얼마나 긴급재정을 투입해야 할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감세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지금은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최후의 보루인 국가재정을 악화시켜 위기 대응능력을 떨어뜨릴 위험이 크다.

우리 서로 한발씩 양보하자.

한나라당은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 및 증여세의 감세를 철회하기를 바란다. 민주당도 부가세의 감세를 거두어들이자.

법인세, 소득세는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을 위한 부분만 손질하자. 부가세는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사용으로 세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에 대해서만 경감하자. 대대적인 감세는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경제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하자.

종부세는 참여정부 도입시점에서부터 본질이 훼손됐다. ‘부자 때리기’, ‘강남 때리기’로 징벌적인 세금으로 각인됐다. 그때부터 종부세의 ‘슬픈’ 운명이 시작되었다. 세 부담이 너무 급속히 올랐고 소득에 비해 과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편을 갈라 얘기하는 것도 지지기반을 의식한 정치행위로 비추어 질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은 이런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잘못을 시인하는 용기가 있어야 미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종부세는 조세형평과 조세정의에 맞는 세금이다.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라는 원칙에는 여야 모두 동의하고 있다. 이제 헌재판결에 의해 1주택보유자는 경감혜택을 받게 되고 세대별이 아닌 인별로 합산하게 됨에 따라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되었다. 부동산 가격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세 부담은 크게 완화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여당은 과세기준을 9억으로 올리고 세율을 대폭 내리려는 방침을 철회하기 바란다. 실직자, 은퇴자, 고령자 등 소득에 비해 세 부담이 지나치게 무거운 분들에 대해서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감면방안을 찾아보도록 하자. 이렇게 해서 종부세도 매듭을 짓자.

대립의 정치에서 벗어나자

지금은 세계 경제의 불황이 어느 정도의 폭과 깊이로 우리에게 닥쳐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모두 합심할 때만이 국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정치란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존재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리더십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문제해결에 앞장서야 할 정치가 서로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는 현실 앞에서 한없이 부끄럽고 자괴감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가 각자의 지지기반만을 위해 대립의 정치를 계속해 나간다면 과연 나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오바마의 연설을 듣고 흑인뿐 아니라 백인들까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오바마가 자기의 지지기반에만 매몰되지 않고 미국을 위해 일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길지 않은 정치를 해 왔지만 시작할 때부터 마음속에 다짐한 것이 있다. 개인보다는 정당을, 정당보다는 나라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아마도 대다수 정치인들이 나와 같은 생각으로 정치를 시작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는 정파적 이해가 국회를 지배하고 있다.

가슴이 아팠다.

나같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나부터 꺼내겠다. 모두 함께 꺼내자.

모두 나서 우리 정치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자. 그렇게 해서 대립의 정치에서 벗어나자.

그래야만 한국사회에 다가 올 시련과 도전을 이겨낼 수 있다.

그래야만 국민들에게 ‘우리도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을 수 있다.

답답한 마음에서 몇 자 적어 서신으로 드린다. 이 서신이 어려운 난국을 풀어 가는데 작은 물꼬가 되었으면 한다.

2008. 11. 25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효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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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