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토끼’ 쫓는 고건, 다 놓칠라 | |
| 영남과 보수쪽에 잦은 ‘구애’ 발걸음 이미지 흐려 기존 지지층 이탈할수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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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기자 |
고건 전 국무총리가 8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박 전 대통령은 경제개발 과정에서 새마을 운동으로 국민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성과를 내신 분”이라고 평했다. 내무부 새마을담당관을 지낸 고 전 총리다. 정가에서는 영남과 보수층에 내미는 손길이라고 본다. ‘근대화(경제개발)와 국민통합’이라는 이미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의도도 숨어 있는 것 같다.
이런 시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고 전 총리는 14~15일에는 빛고을 광주를 방문한다. 고건 캠프에서는 ‘지지층의 확고한 결집’을 이유로 든다. 호남 쪽의 고건 지지율은 현재 50%를 웃돈다. 경북과 광주를 오가는 일정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토끼’와 ‘산토끼’로 비유했던 확고한 지지층과 공략층 사이를 오가는 행보다. 고건 캠프 관계자는 “범여권 지지층이 우리를 찍는다고 한다면 우리는 보수층에서 표를 더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견해도 있다. 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고 전 총리가 범여권 후보라면 잠재적 지지층은 개혁·진보세력과 호남 쪽”이라며 “고 전 총리가 보여주는 행보는 이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전문위원은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인식시키지 못하면 지지층이 모두 돌아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는 이런 실태를 분명히 보여준다. 2005년 7월 당시 전국적으로 20~30%의 고른 지지를 보이던 고 전 총리의 지지도는 지난 11월에는 10% 중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20.7%이던 대구경북의 경우는 2.8%까지 추락했다. 변함이 없는 것은 호남뿐이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국제학부)는 “고 전 총리는 현재 호남의 중도 내지는 보수세력이 지지 기반으로 남은 상태”라며 “떨어져 나간 지지층들을 분석하고 이들은 되찾을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일정도 유리하지는 않다. 고 전 총리는 7일에는 “이달 중하순께 발족할 것”이라던 통합신당 추진기구인 ‘원탁회의’의 출범 시기가 “유동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수원캠퍼스 특강을 마치고 만난 기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원탁회의에 참석해야 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복잡해진 당내 사정으로 쉽게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계개편의 새로운 변수가 되려던 계획이 어긋날 수도 있는 순간이다. 김형준 국민대 교수(정치대학원)는 “고 전 총리의 행보가 지지자들의 기대와 자꾸 엇박자가 나고 있다”며 “한박자 늦은 대응 속도와 모호한 정체성을 바로잡을 때”라고 지적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