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기다리던 칼은 뽑았는데 무엇을 자를까 고심
[데일리 서프라이즈 2006-11-07 17:36]    
▲ 많은 정치평론가들이 고건 전 국무총리의 정치적 미래를 어둡게 내다봤다.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고건 전 국무총리가 정기국회가 끝나는 올 12월 국민통합신당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그의 정치적 미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 전 총리는 2일 충북 청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 정치권 전반에 대해 불신감을 나타내면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를 실현할 새 정당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며 중도실용 개혁세력을 한 데 모으는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이 작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여기에 뜻을 함께하는 양심적 인사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고 나라의 미래를 설계할 것이다”라고 언급, 차제에 정치권 안팎의 동조세력 규합에도 적지 않은 힘을 기울일 것임을 전하기도 했다.

고 전 총리의 참모들은 이날 선언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이날을 기점으로 해 그의 정치행보가 한층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때 1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고 전 총리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고 전 총리의 정치적 미래는 장밋빛 일색일까?

이 질문에 대해 그의 기자간담회를 지켜본 정치평론가들은 일제히 “아니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 전 총리가 장고를 끝내고 정치활동에 시동을 걸었지만, 앞으로 고건호가 순항할지 여부와는 별개라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심지연 경남대 정치언론학부 교수는 고 전 총리의 정치적 경험미숙을 문제로 삼았다. 그는 “새롭게 당을 만들거나 그 안에서 활동하는 일은 임명권자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행정과 그 성격 면에서 전혀 다르다”는 말로 고 전 총리의 근본적인 한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게 해줄 방법을 동시에 제시했다. 범여권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내 “각 당에서 사람들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겠느냐”는 말로 그 가능성에 회의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고 전 총리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역 의원 중 몇 분이나 고 전 총리의 뜻에 동참하겠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여러분을 만나서 의견을 교환했는데, 그 결과 대부분이 국난을 타개하기 위한 신당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정치평론가들은 냉소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들은 ‘공감’이라는 표현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고 전 총리와 대화를 나눈 정치권 인사들이 구체적 행동을 꺼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얘기는 고 전 총리가 당장에 의지할 것은 금배지들이 아닌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라는 사실을 일러준다. 높은 지지율을 지속적으로 유지,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야만 내년에 있을 빅매치에 출전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그러나 현재 호남지분을 나누고 있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나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난적과 먼저 맞서야 한다는 점에서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서부벨트의 지존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알려야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대목에서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앞으로 범여권 후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경우 지지세는 더욱 분산되지 않겠느냐”며 “따라서 고 전 총리의 지지율이 현재의 수준에서 폭발적으로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이런 전망은 고 전 총리에게 ‘여권 내 타 후보들과 어떻게 차별화를 이룰 것인가’ 하는 고민을 안겨준다. 이 난제를 해결해 자신의 비교우위를 입증해보여야 범여권의 대표선수로 발탁될 뿐 아니라 봉황의 꿈도 꿀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 진영의 많은 인사들이 이런 인식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 등 우리 사회 전체를 우향우 하게 만드는 큼지막한 현안들로 인해 오히려 부정적 의미에서의 차별성만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한탄한다.

고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여기서 “북핵사태에 대한 고 전 총리의 입장은 분명하다. 비핵과 반전이 바로 그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원칙 외에 고 전 총리의 발언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비쳐져 지지층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점에 있어 정치평론가들은 고 전 총리가 안보문제에 대한 이슈를 선점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과 정체성이 같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이미 친노세력이나 한나라당과 선을 그은 이상 반한비노를 주요 지지층으로 흡수할 만한 언행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해 어떤 명분을 내세우든 서부벨트를 복원하라고 조언한다. 지난 1997년 대선이나 2002년 대선이 모두 동서대결로 치러졌으며, 오는 2007년 대선에서도 이 같은 지역대결구도는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기인한 조언이다.

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일부에서 서부벨트 복원, 즉 범여권 통합을 두고 ‘도로민주당’이라고 폄하하고 있지만, 범여권 지지층의 입장에서는 ‘다시민주당’이라고 반길 일이다”라면서 “고 전 총리는 이에 대한 분명한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있을 것으로 보이는 40~50%의 반대여론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목소리로 보면 된다”고 설명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행동을 과감히 실행하고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희망적인 대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 전 총리의 정치적 미래를 낙관하기에 이른 듯하다. 어느 정치평론가의 말처럼 예상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미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는 게 바로 대선이라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최한성 (marunnamu01@dailyseop.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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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