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나에 대해서 객관적인 평가와 동시에 상대를 알아야 한다. 출마가 예상되는 경쟁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객관화된 나와 비교해 본다. 이 작업을 통해서 향후 상대후보의 선거 전략을 예측해 두고 그에 대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 홍보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그 방법으로 SWOT 분석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SWOT란 장점(Strength), 단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이 네 가지 단어에서 첫 스펠링만 모아 만든 조어다. SWOT분석을 통하면 나와 상대후보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연구를 체계화 할 수 있고, 미리 대응책도 준비할 수 있다. 참모들과 공유하고 사안별 대응 전략과 전술을 구상해 둬야 한다. 크고 작은 변수가 너무도 많은게 선거라서 주요 사안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대응방안까지 미리 준비해 두면 선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SWOT분석 장점(Strength) 후보는 자기만의 강점이 있다. 이것이 득표로 직결되는 경우도 있고 유권자와 만남을 통해 자연스럽게 각인시킬 수도 있다. 다른 후보와 비교해서 자신만의 강점을 분석하고 승리로 이르게 하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단점(Weakness) 자기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다보면 약점도 발견된다. 이에 대한 사전 방어책을 마련하고 상대후보가 지적하는 경우 즉각적으로 역공을 취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기회(Opportunity) 선거에 영향을 주는 것은 후보 본인의 역량뿐만이 아니라 지역민심의 흐름이나 중앙 정세 등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각종 최적변수를 활용하여 선거의 승리가능성을 점검한다. 위협(Threaten) 후보의 사정은 본인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위기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파악하여 그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들을 미리 모색한다.
이것을 자신과 경쟁후보를 출신지역, 연령, 학력, 주요경력이나 업적,메시지 등으로 구분하여 분석해본다. 이 분석표를 통해 경쟁후보와의 비교우위를 알아보고, 이것이 지역 유권자의 정서와 요구에 맞는지 비교해야 한다. 자신의 비교우위는 출신지역이 될 수도 있고 연령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주요 경력과 주요 업적이 그 사람의 인물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지역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현안이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가정할 때 후보가‘경제전문가요 성공한 CEO출신’후보라면 상당한 비교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또 그 지역의 최대이슈가 교육문제라면, 교육문제에 대한 전문성과 경륜이 후보 경쟁력의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직출마와 승리에서 느끼는 흥분은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다. 공직출마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다. 출마여부는 독단적으로 판단하거나 단순한 정치적 야망에 따라서는 안 되고 주변사람들과 상의하여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만약 출마결심을 확고히 한 상태이더라도 공직에 나가려는 예비 후보자들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답답해한다. “18단계”는 출마하는 모든 후보에게 단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간단하고 실제적인 모범답안이 될 것이다. 결정적 순간마다 점검하라. 이 단계들을 신중하게 따른다면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출마결심이야말로 선거의 절반이라 할 수 있다.
출마하지 않고 당선된 사람은 없다. 선거승리라는 최종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공직출마가 자신의 인생과 경력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봐라. 선거에 확신이 있고 정신적으로 굳건해야 선거에 뛰어들 수 있다. 단호한 출마결심이 없으면 동료나 자기편을 얻기가 힘들거나 거의 불가능하다.
출마결심을 최종적으로 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이 있다. 출마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당선되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선거운동을 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있는지, 출마 시기는 적절한지, 승산이 있는 선거인지, 패배하더라도 감수할 수 있는지,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확고한 대답이 스스럼없이 나온다면 최종적인 출마결심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출마하는 이유를 30초 이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주요 메시지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전이라도 후보자가 왜 선거에 출마하는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명쾌하게 말할 수 있어야한다. 특히 50대 중졸학력의 주부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일상적인 용어를 사용해야한다.
3. 가족을 먼저 설득하지 못하면 유권자를 설득할 수 없다.
정치는 가족을 힘들게 한다. 출마결심을 할 때 가족은 주요 고려사항이다. 가족은 정치현장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비난, 험담, 유언비어 등에 노출되어 고통을 받는다. 과연 가족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에 각오가 되어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 클린턴은 딸 ‘첼시’를 위해 대선출마를 4년 미루었다.
1988년 당시 아칸소 주지사였던 빌 클린턴이 레이건의 부통령인 부시를 상대로 대선 후보로 나서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신의 딸인 ‘첼시’때문이었다고 한다(하지만 클린턴은 4년 후 재선을 노리는 부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 백악관의 주인이 되었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가족에 대한 흑색선전이 거세져 그 당시 7살이었던 첼시가 상처를 받지 않을까 클린턴과 힐러리는 걱정을 했다. 대선출마를 포기한 후 클린턴과 힐러리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식탁에 앉아 역할 연기를 했다. 누군가가 클린턴과 힐러리를 비난하는 역할을 맡았고, 그걸 바라본 첼시는 자신의 가족에 닥쳐올 위기를 미리 예감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4년 후 첼시는 클린턴이 대선에 출마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힐러리의 자서전에서)
4. 기존 업무를 정리해서 선거캠페인에 전념해야한다.
미납된 세금은 냈는가? 분쟁중인 소송은 있는가? 당신이 없어서는 안 되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가? 나중에 문제가 되기 전에 미리 정리해라. 주변 일을 처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일찍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보가 되면 해야 할 일이 많이 생기게 된다. 다른 일을 도저히 못하게 할 정도로 선거캠페인은 엄청난 정신력과 체력을 요구한다. 선거출마는 분산되지 않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5. 선거법을 무시하다가는 출마조차 못 할 수 있다.
후보가 지켜야 할 선거법상의무는 많다. 따라서 법률전문가와 회계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소한 법적 문제가 가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에 출마한 어느 후보는 서류를 제때에 제출하지 않아 출마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 또한 선거법상 선거일전 180일부터 후보예정자나 그 가족 등은 금품, 음식물 등의 기부행위를 할 수 없는데 이를 위반하여 당선이 무효가 된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참고로 당내경선에서도 공천심사가 강화되어 과거 음주경력 등이 발각되어 후보자로 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
☞ 선거법에 소홀히 하여 출마조차 못한 사례
2005년 4월 30일 충남 아산 국회의원 재선거에 열린우리당의 공천을 받은 이명수 후보는 선거법상 절차를 무시하다가 출마조차 못했다. 그는 자민련 탈당선언을 하면서도 탈당계를 내지 않아 결국 자민련 당적이 그대로 유지되었고 이는 이중당적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선거법상 후보등록기간에는 당적을 바꿀 수 없다는 규정이 있고 자민련이 탈당 증명서를 끊어주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는 출마를 포기하고 말았다.
6. 선거자금 계획을 마련해라.
돈이 없이는 시작도 할 수 없는 것이 선거캠페인의 현실이다. 선거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도 여론조사, 사무용품 등의 구입, 직원 고용 등의 준비를 위해서 일정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후보자 자신이 스스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최소한 필요하다. 스스로 자금을 마련하기 힘들면 가까운 친구, 친척, 사업 동료 등을 통해 구해야 할 것이다. 공식선거기간전이라도 후원회나 동문 등을 미리 관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7. 전문가를 빨리 만날수록 선거승리는 더욱 가까워진다.
똑똑하고 경험 많은 후보일지라도 선거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 세 가지 역할이 있다. 조사연구(여론조사 및 이슈․상대후보조사), 홍보,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갖추지 못한 전문 기술이기 때문이다.
8. 조직 내부용으로 사용할 자기소개서를 마련해라.
선거참모들은 후보의 성장과정, 가족의 삶, 집안의 내력, 학력, 종교, 인생관, 정치철학, 사회적 업적 등뿐만 아니라 후보의 약점, 집안의 비밀 등의 세세한 부분을 알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연극, 사회봉사 활동, 공무원으로서의 업적, 개인적인 가족 이야기, 친척이 들려준 재미있는 이야기 등을 추출해서 훌륭한 홍보자료를 만들 수 있다. 또한 후보의 약점 등을 미리 알아 상대후보의 공격에 대한 사전 준비와 대응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조직 내부용으로 사용되는 ‘자기소개서’에 민감한 정보가 있다면 핵심참모를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자기소개서는 후보들 제각각의 삶의 내용에 따라 A4 크기로 5~20페이지 정도가 될 것이다. 가족사진, 액자, 졸업장, 상장 등이 자기소개서에 첨부될 필요도 있다.
9. 기초여론조사를 실시해라.
출마를 결정하기 전에 대부분의 후보들은 기초여론조사를 한다. 후보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알아야 출마할지 안할지를 결정할 수 있고 선거캠페인 전략과 메시지를 위한 로드맵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후보, 상대후보, 이슈에 대한 여론을 체크할 수 있고 메시지와 슬로건을 테스트할 수도 있다.
10. 출마 지역을 돌아다녀봐라.
선거캠페인이 시작되면 한가하게 선거구를 돌아다닐 시간은 없다. 출마선언하기 전에 지도를 들고 선거구를 샅샅이 돌아다녀라. 도로, 거리, 주택가, 상가, 공원, 운동장, 교회, 학교, 시장 등의 위치를 확인해라. 지도와 노트를 들고 수일동안 돌아다니면서 주민과 주요건물들에 대해서 관찰한 것을 기록해라. 여론조사와 인구학적 데이터에 사용가능한 생생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선거구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선거구 주민의 삶과 애환을 몸소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는 생생한 메시지와 이슈를 개발하는데 잠재적 기반이 될 것이다.
11. 이슈에 대해서 공부해라.
모르면 표를 잃지만, 알면 표를 모은다. 처음 출마하는 후보들은 이슈에 대한 지식이 심각할 정도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 출마하기 전에 지역현안이 되는 주요 이슈들에 대해 연구해야한다. 신문(특히 지역신문), 잡지, 연구보고서, TV, 라디오, 인터넷 등을 통해 이슈를 공부해라. 출마를 결심한 후 관련 자료를 들고 한적한 곳에서 일주일정도 휴가를 내고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학생처럼 공부해라. 각각의 이슈와 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문서화해야할 것이다.
12. 수족이 될 수 있는 핵심참모진을 구축해라.
대부분의 선거캠페인에는 지역 내 사정을 꿰뚫고 있는 선거사무장을 비롯하여 수행, 스케줄관리, 기획, 회계, 홍보, 조직 등을 맡을 참모들이 필요하다.
선거사무장은 후보에게 충성심이 있고 정치, 행정 경험이 풍부한 자이어야 한다. 선거캠페인 전반을 총괄 지휘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할 것이다. 수행비서의 가장 중요한 일은 운전하는 것이다. 많은 후보들이 자신이 직접 운전하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옳은 생각이 아니다. 운전기사가 있음으로 해서 후보는 차안에서 사색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스케줄관리담당자는 후보의 일정을 책임지고 예정된 스케줄을 잘 조정할 수 있는 치밀하고 합리적인 성품의 소유자이어야 한다. 후보가 참석하는 모든 모임은 스케줄에 빠짐없이 기록되어야 한다. ‘후보가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가? 왜 그를 만나는가? 언제 그곳에 가고, 언제 모임 또는 연설이 시작되고, 언제 그곳을 떠나는가? 후보는 무얼 가지고 가는가? 어디서 만나는가? 어떻게 그곳에 가는가?’ 등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내용이 스케줄에 포함되어야 한다. 회계책임자는 정직하면서 회계에 대한 실무적 지식과 경험이 있는 자이어야 한다. 기획참모에게는 치밀하고 창의적이고 전략적 계획을 잘 수립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13. 예비후보등록이전에 비공식적 사무실을 마련해라.
많은 후보자들이 자신의 집이나 사업체 사무실을 사용하여 경비를 절약하고 싶어 하지만,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거캠페인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가능한 한 사적인 공간과는 떨어져 선거를 준비하도록 해라.
14. 전략을 수립하는 핵심그룹(inner circle)을 만들어라.
최소한 3-4명에서 최대한 7-8명의 사람들로 구성된 핵심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핵심그룹에는 후보자, 선거사무장, 여론조사전문가, 홍보담당자, 회계책임자 등의 핵심참모와 외부인사가 포함될 것이다. 핵심그룹은 정기적(ex.일주일단위로) 모임을 통해 전략기획회의를 하고 정책공약을 연구 개발하여 체계적인 선거준비를 마련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15. 메시지를 개발해라.
후보가 왜 출마하는지 그리고 유권자가 상대후보가 아닌 자신을 찍어야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유를 담은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 메시지는 상대후보와 차별화되는 당신의 진짜모습을 유권자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16. 후보자의 ‘사진’과 ‘연설문’을 미리 준비해라.
후보의 멋진 사진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정치적 이미지와 명암처리에 대해서 잘 알고고 있는 전문 사진작가를 고용하여 최소한 5개 정도의 사진을 준비해놓아라. 느긋하고 편안하게 보이는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바쁜 선거캠페인 스케줄이 시작되기 전에 사진이 준비되도록 해야 한다. 살을 빼고 머리 스타일을 바꾸거나 다듬고 안경을 새로 살 필요가 있다면, 가능하면 사진을 찍기 전에 일찍 해라.
이슈와 메시지를 담은 연설문이 모든 후보에게는 필요하다. 연설의 주요요점은 정보카드위에 5~10개 정도의 핵심문장으로 적혀야한다. 당신이 아주 잘 알고 있는 연설을 할지라도 요점을 가지고 있다면 도움이 된다. 짜임새 있는 연설을 할 수 있으면서 주요 문제점들을 전부 다룰 수 있고, 이미 한 말을 반복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17.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연락을 해라.
친구, 친척, 동문 등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지역유력인사(opinion leader), 직능단체, 종교단체, 시민단체 등을 망라하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후원활동과 연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
18. 공식적 출마선언을 해라.
예비후보등록이전이더라도 출마선언을 할 수 있다. 의례적 절차이지만 지역 언론에 당신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출마선언에는 메시지를 담아야한다. 출판기념회를 통해 출마선언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는 2002년 당시 민주당 국장으로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대선후보를 당원 뿐만아니라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경선’ 아이디어를 냈다. 당시에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결국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당시의 한계는 여전히 체육관 선거였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정당 예비경선 사례를 연구하면서, 체육관 선거가 고정관념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본 자민당은 총재경선에 100여만명의 당원이 직접 투표한다. 영국 보수당은 2006년에 40만 당원 중 30만명의 당원이 직접 투표했다. 방식은 우편투표였다. 정당의 주인인 당원과 지지자가 쉽고 편리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인 대한민국에서는 모바일투표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상상을 해보았다. 전문가를 만나보니,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2006년부터 주장을 해왔고, 2007년 7월부터는 미래창조연대 국민경선위원장을 맡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대통합신당의 국민경선에서 너무 늦게, 부분적으로 도입되는 바람에 큰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투표에 대한 국민관심은 대단했다. 이러한 신당의 자산을 이번 총선에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모바일 당원관리(Mobile Organization Management System)를 도입하고 있다. 참여와 개방의 웹2.0 시대 최적의 조직관리시스템, 1회 100만건 이상 메시지 전송, 실시간 의견수렴, 지역∙연령∙직업별 맞춤형 메시지 전송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모바일 정치 원조인 신당이 한나라당에 뒤지고 있다.
당장 유비쿼터스 시대에 걸맞게 당과 지지자의 소통시스템인 모바일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 비례대표 후보 중 일부를 지지자들이 직접 모바일투표를 통해 선출하거나, 지역구 경선에서도 적극 활용하여 참여정치를 확대해야 한다. 당의 주요결정사항도 모바일 시스템을 통해 결정한다면, 정당의 지지자 속에 뿌리를 내릴 것이다.
3M(Modernization, Manifesto, Mobile)운동으로 변화하는 국민의식에 걸맞게 현대화하고, 그 비전과 정책을 대중화하고, 유비쿼터스 방식으로 지지자와 소통하는 신당이 된다면, 다음 칸을 희망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한나라당의 17대 대선 매니페스토 책자가 화제가 되고 있다. 정당의 책자로는 이례적으로 1만부 이상이 팔렸고, 일본어로도 번역된다고 한다.
저는 2006년 지방선거 전에 매니페스토를 처음 접하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동안 정책선거가 중요하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그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쉽게 알릴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기존의 공약이 그야말로 빌공자 공약이었다면, 매니페스토는 실현가능한 공약이며, 국민과의 약속이다. 지방선거 당시에는 매니페스토 아카데미 교수로 전국을 순회했고,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연수원장과 국회 매니페스토연구회 실행위원으로 연구 작업을 계속했다. 해외 책자도 구해보고, 일본에 두 차례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97년 영국노동당의 매니페스토는 한권에 5,000원인데 유료로 100만부가 팔렸다. 특히 토니블레어가 직접 쓴 새로운 노동당이라는 서문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일본 민주당은 2003년 총선에서 매니페스토를 전면에 내세워 50석을 늘리는 승리를 거두었다. 일본 매니페스토 책자를 보면, 유권자의 입장에서 쉬운 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책공약이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일본 매니페스토의 모범인 ‘에니와시 2005년 매니페스토’는 후보자 홍보물임에도 불구하고 후보자의 사진이 없다. 하지만, ‘아이들의 행복이 퍼져가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후보자의 의지가 잘 드러나, 정치신인이 3선의 관료출신 시장을 극적으로 이긴 모범사례이다.
신당의 정책과 비전을 매니페스토로 유권자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의 포기할 수 없는 꿈인 ‘한반도 평화, 따뜻한 성장, 사회통합'의 3대 가치를 책자로 만들어야 한다. 현행 선거법에는 이번 총선에서도 각 정당은 매니페스토 책자를 발간하여 판매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번 총선에서 신당이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매우 수동적인 자세로, 크게 패배할 것이다. 신당은 자신의 정책비전으로 한나라당식 국가발전 전략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왜 신당의 길이 옳은지 당당하게 주장해야 한다. 국민에게 어떤 길이 옳은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당은 영국노동당처럼 100만부가 팔릴 수 있는 매니페스토 책자를 당장 준비해야 한다. 신당의 후보자와 지지자들이 자랑스럽게 자신들의 가치와 비전을 담은 매니페스토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당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3M(Modernization, Manifesto, Mobile)운동을 제안한다.
첫째, Modernization은 당의 현대화이다.
요즈음 미국 대선후보 경선이 화제이다. 특히 힐러리와 오바마가 각축을 벌이는 민주당 예비경선은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큰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 유권자가 74명인 뉴햄프셔의 시골마을 선거구에서는 17명이 투표했다. 무려 주민의 23%가 본선도 아닌 정당의 예비경선에 직접 참여한 것이다. 이러한 민주당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2000년과 2004년 공화당에 연패한 민주당은 처절한 반성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2006년 <American Dream Initiative(아메리칸 드림 구상)>를 발표한다. 모든 미국인들에게 ‘대학학위’, ‘집’, ‘안정된 노후’, ‘경제성장 속에서 성공’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민주당의 핵심가치를 매니페스토화 구상은 그해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의 현대화 노선으로 정식 채택된다. 당시 힐러리 상원의원이 의장을 맡이 이 구상을 주도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민주당은 2006년 중간선거에서 압승하고, 2008년 대선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이다.
2005년 토니블레어의 영국노동당은 연속 3기 집권의 신화를 이룬다. 1992년에 노동당이 보수당에 3연패한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다시는 노동당 정권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처절한 반성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노동당(New Labour"으로, 현대화된 정당으로 변화하자 영국 유권자들은 노동당을 선택했다. 현대화의 6가지 핵심은 ‘기존의 노동계층에서 중산층으로 지지연합 확산, 세계화 시대에 적응하는 정책변화, 보수당의 고유영역 이슈 선점, 정책실현을 위한 현대적인 수단 구사,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미래에 맞서는 정당,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토니블레어’였다. 노동당은 4기 집권을 위해 더욱 당을 현대화시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신당은 처절한 반성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당을 현대화해야 한다.
우리가 과거의 낡은 이념에 얽매어, 유권자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우리만의 울타리에 안주하지는 않았는지?, 새로운 비전과 전망을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는지? 정치의 주인인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시스템은 되어 있는지? 등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당장 우리 지지자에 대한 심층 조사를 해야 한다. 92년 영국노동당이 제일 먼저 한 일이 지지층의 변화에 대한 여론조사였다. 그를 통해 지지자들은 변했는데, 노동당만이 변하지 않았다는 발견에서 새로운 노동당이 탄생한 것이다.
오직 우리가 믿은 것은 위대한 국민뿐이다. 97년 불과 1만 가구에 불과했던 인터넷 가입가구수가 작년에는 1,300만 가구로 10년만에 무려 천배 이상 증가했다. 지식정보화된 사회에서 더 이상 정치정보는 밀실과 여의도에 있지 않다. 정치적으로 성숙된 국민을 믿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우리를 심판한 국민들은 무엇을 희망하는지 겸허하게 받아들일 때 비로소 당의 현대화가 시작될 것이다.
한걸음 더 나가서 연합정부를 구성하는 지도자들에 대해서 여러 후보를 두고 모바일투표를 하는 것은 어떨가요?
새로운 정권을 만드는 주역은 결국 국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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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문국현, 부총리면 어떤가” 성한용 선임기자의 대선읽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요즘 바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제각각 도라산으로, 구로디지털단지로 쫓아 다니고 있다. 전형적인 이벤트 중심 선거운동이다. 그런 행사는 텔레비전 뉴스의 한 장면, 신문 정치면의 한 구석을 장식할 수 있을 뿐이다. 별 감동이 없다. 이번 대선은 어차피 이른바 ‘범여권’에 불리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정치 분석가들은, 범여권이 후보와 정책에서 한나라당과 비교해 확실한 ‘차별성’과 ‘창조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정동영·문국현 두 사람에게는 그런 차별성과 창조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치열한 성찰과 고민의 흔적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왜 정동영’을, ‘왜 문국현’을 찍어야 하는지 유권자들에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만에 하나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아도 정동영, 문국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게 기회가 돌아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창조한국당 안에서도 이런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타개책은 무엇일까? 최근 양쪽 진영 사이에 물밑으로 진행되는 연립정부 구성 방안을 둘러싸고 몇 가지 시나리오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두 사람에게 단 한 번의 마지막 기회가 올 수 있다.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이명박 후보가 무너져야 한다. 둘째, 자력으로 지금보다 지지율을 꽤 올려야 한다. 셋째, 이회창 후보가 완주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오는 것을 전제로, 두 사람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데 성공한다면 선거를 선거답게 치러볼 수 있을 것이다.”
너무 공학적이지만, 일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섀도 캐비넷’도 언뜻 비친다.
“두 사람만으로는 약하다. 개혁 진영의 ‘거물’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정동영 후보가 단일후보가 된다면, ‘정동영 대통령, 손학규 총리, 문국현 경제 부총리, 정운찬 교육 부총리’ 조합이 있을 수 있다. 문국현 후보가 되면, ‘문국현 대통령, 손학규 총리, 정동영 통일 부총리, 정운찬 교육 부총리’ 조합이 된다. 단일후보가 되는 사람은 나머지 사람들의 5년 임기와 권한 위임을 약속하는 정치적 각서를 써야 한다.”
두 후보에 더해,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국정의 조정자’로 활용하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에게는 ‘교육’을 통째로 맡기자는 얘기다. 결국, ‘외교·안보 정동영, 경제 문국현, 교육 정운찬, 국정 손학규’의 이른바 ‘드림팀’을 짜겠다는 구상이다. 권력을 몇 사람이 나눠서 행사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짜자는 것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무기는 강한 리더십이다. 양극화에 지친 유권자들은 메시아를 기대하고 있다. 메시아는 독선적일 수밖에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바로 그런 강한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다. 독선의 반대되는 정치적 개념은 ‘통합’, ‘연합’, ‘연립’이다. 민주개혁 진영이 이명박 후보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후보 단일화를 중심 축으로 하는 연립정부 구성 방안은 ‘전례’도 있다고 했다.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는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김종필 자민련 후보와 ‘디제이피 연합’를 했다. ‘전라도’를 싫어하던 서울 사람들도 전라도와 충청도가 나눠 먹겠다고 하니까, 믿어줬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도 연합의 정신이 기반이 됐다.”
이런 아이디어를 말하는 사람들은 후보들이 새겨들어야 한다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꼭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 부총리면 어떤가. 국민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