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를 준비하면 출판기념회부터!
현행 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전까지는 출판기념회가 가능하다. 현역단체장이나 의원은 선거일 90일 전까지 홍보수단으로 의정보고서를 배부할 수 있지만 이것이 불가능한 정치신인에게는 출판기념회가 하나의 중요한 홍보수단이 될 수 있다. 책 광고, 포스터 등을 통해 후보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만 아니라 유권자에게 출마의 출사표를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유일하고 합법적인 모임이다. 우선 이름깨나 있는 명망가나 책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출마자라면 자신을 알리는 수단으로 책을 쓰고 출판기념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출판기념회는 자신이 출마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수단이다.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합법적으로 초대할 수 있으며 지역 언론을 통해 출판기념회를 알리고 광고할 수도 있다. 때문에 많은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지는 시작의 의미로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출판하는 책을 팔 수도 있어 출판기념회의 소요 경비를 충당할 수 있다.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출판기념회는 꿩 먹고 알 먹는 절대 손해 보지 않는 장사인 셈이다.
어떤 책을 준비할 것인가?
선거에 임박하여 너무 복잡한 학술 서적이나 정책집을 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어떤 입후보 예정자들은 과거의 학위논문이나 학술서적을 다시 내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왜 책을 내어야 하는가에 대한 전략적인 판단을 전혀 하지 못한 경우이다. 책을 쓴다는 것은 출마에 즈음하여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고 왜 출마하고 어떤 명분을 내세울 것인가, 나의 이미지는 어디에 있는가, 나의 약점은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덮어 질 수 있을 것인가를 정리하는 것이다. 실제 후보자들에게는 자신의 살아 온 삶을 찬찬히 되짚고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자신이 왜 정치를 하려는지 그리고 국민을 위해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사색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책의 내용은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와 함께 정치인으로서 국민과 유권자에게 전달할 비전 등을 정리하여 수필집 형식으로 발간하는 것이 좋다. 이 때 잊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버리는 것이다. 책을 통해 어려운 정책이나 정치적 비전을 유권자에게 알릴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정치인의 자서전은 많이 읽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가뜩이나 읽지 않는 책을 딱딱한 정치 비전과 정책으로 채워나가면 정말 거들 떠 보지도 않는 책이 될 수 있다.
그 밖에 정치적 목적을 위한 에세이, 정책을 쉽게 풀어 쓴 정책담론집 또한 사회 유명인사와 사회문제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정리하여 엮은 대담집 등의 종류가 있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책의 제목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는 않아도 제목은 본다. 그리고 언론들 역시 행사를 알릴 때 책 제목은 반드시 명기한다. 이런 이유로 책의 제목에는 가급적 후보자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후보자의 이미지를 잘 설명할 수 있고 선거의 콘셉트와 맞는 적확한 제목을 찾아야 한다. 이때 홍보기획사가 미리 선정되었다면 후보의 PI에 맞는 제목을 정하는 것이 좋다.
내용은 쉽고 감동은 진하게
책을 내는 것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평소 블로그에 지역에 대한 비전과 자신의 이야기를 꾸준하게 올려서 이를 묶어서 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본인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로 책의 분량은 보통의 하룻저녁에 읽어낼 정도면 적당하다. 두꺼운 책은 오히려 독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므로 250 페이지 내외가 좋다. 당연히 후보의 어린시절 사진과 현장 활동에 관한 사진을 풍부하게 넣어서 가독성을 높여 주는 것이 좋다. 또한 후보의 사진이 많이 들어가면 갈수록 좋다는 것을 잊지 말자. 책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홍보용이다.
많은 후보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자신 없어 한다. 물론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 온 사람도 있겠지만 평범한 삶을 살아 온 후보들의 경우 자신을 삶을 드러내기를 망설인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누구에게나 삶을 살아오면서 두세 가지 정도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잊고 지내 온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진한 내용의 스토리가 분명히 있다. 그런 미담을 찾아 발굴하면 된다. 내용은 솔직하고 담백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찬찬히 일러주는 형식이 좋다. 유권자들은 정치 후보들이 자신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고 또 아픔을 간직한 사람이라는데 동질성을 느끼기 마련이다. 책 한 권으로 정치인“○○○이 알고보니 그런 사람이더군.”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다면 무조건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삶을 살아오는 과정에 행여 후보를 둘러싼 여러 가지의 좋지 않은 소문이 있다면 자기 비판적 서술을 통해 약점을 강점으로 보완할 수도 있다. 그리고 후보자 자신의 잔잔하고 감동적인 일화를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 감동적인 일화가 훨씬 파급력과 침투력이 크기 때문이다. 후보자의 따뜻한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 나갈 수 있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혼자 쓰기 힘들면 도움을 구하라
책을 쓸 때 가능한 후보자 스스로 쓰는 것이 가장 좋다. 자신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미래의 비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을 쓰는 일은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 때 혼자 힘으로 집필하는 것이 어렵다면 전문적인 대필 작가를 찾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정치가 발달한 외국의 경우 전문적인 전기작가들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기자출신이나 여타 작가들의 대필작가로 많이 활동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대필 작가를 선정할 때 무조건 글만 잘 쓰는 작가를 선택하기 보다는 정치와 정책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작가를 찾는 것이 좋다. 글은 잘 쓰지만 정치를 잘 모르다보면 무엇을 부각시켜야 하는지 또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는데 다소 서투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정치인들과 후보들이 대필 작가의 도움으로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출판기념회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제 출판기념회는 출마자가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필수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의례적인 출판기념회 보다 이벤트성 출판기념회를 기획하여 훨씬 더 풍부하고 유권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행사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단체장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관악구청장 후보 유종필 후보의 경우 출마 콘셉트에 맞는‘세계도서관기행’이라는 책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한명숙 부드러운 열정으로 세상을 품다’라는 자서전을 통해 자신이 받고 있던 불합리한 검찰의 정치 탄압에 대해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출판기념회는 출사표로서의 의미와 함께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당원이나 지지자들에게는 교육용 자료로도 활용하고 지지효과를 만들 수도 있다. 정치 신인들인 경우 약점인 인지도 제고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한편 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전에 출판기념회 개최가 가능하지만, 자칫 인원동원이나 세 과시로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또한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무료로 배부하거나 하면 기부행위 위반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출판기념회는 출판사가 주체가 되어 하는 것이지만 자비로 출판한 경우에는 출마 예상자가 출판기념회를 성급하게 갖다가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으므로 출판사와 전후 사정을 잘 살핀 다음 기획행사로써 출판기념회를 열어야한다.
오프라인 출판기념회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소지를 불식하기 위해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동원이 불가능한 온라인 행사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음은 출판기념회를 온라인으로 치른 후보의 출판기념회 관련 언론보도이다.
정창교 후보 인터넷 출판기념회 보도기사
<화제> 정창교 민주당 정세분석국장 ‘선거 자금도 온라인으로’
출판기념회조차 돈 낭비라며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정치신인이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와 전자우편 안내장에‘일체의 축전과 화환은 받지 않겠지만, 축하메일은 감사히 받겠다.’며 온라인 출판기념회를 알렸다.
“.대부분의 정치인이 자신의 홍보수단으로 출판기념회를 자기 지역구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대대적으로 개최합니다. 사람들을 동원해 세과시를 합니다. 그게 다 돈 들어가는 낡은 정치입니다. 그래서 출판기념회를 빙자한 사전선거운동으로 선관위 단속을 받는 것입니다. 바쁜 세상에 사람들을 오라 가라 할 필요가 있습니까? 왔다 갔다 하는 차비를 인터넷에서 제 책을 구입하는데 써주십시
오.” <오마이뉴스, 2004년 2월 26일>
민주노동당 사례
혼자 만들기 힘들면, 공동저서를 발간하는 것도 좋다
2002년 지방자치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총 아홉 명의 여성의원을 당선시켰다. 정당사상 최초로 광역의원 비례대표 명부의 50%를 여성으로 하고, 명부순위 홀수 번호를 여성으로 한다는 여성할당제를 실시한 덕분이다. 이들 여성의원들은 각 지방의회에서 유일한 민주노동당 의원이다. 즉‘왕따’의원인 셈이다. 이 책은 전문 인터뷰어 권은정이 8주 동안 9인의 여성의원들을 탐방하고 인터뷰한 기록이다. 실제로 이들 의원들은 학교급식개선운동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해당지역에서 최우수/우수 의원자리를 석권하기도 했다. 지은이는 그들의 종횡무진 의정활동을 통해 약자의 편에 서서‘세상을 바꾸는’진보정치의 핵(核)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